새벽에 ALESIS Q49 MK2 키보드를 주문했다. 정가는 135,000원인 것 같던데 쿠팡에서 99,000원에 판매하는 게 있어서 그것으로 주문했다. 그 동안 오랫동안 건반 수가 작은 키보드를 찾았는데 가격이 비싸서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중고를 살펴봐도 대부분 100,000원 이상이었고 더군다나 대부분 직거래여서 찾는 걸 포기했었다. 그러다가 다시 미련이 남아서 제품을 살펴보던 중 우연히 이 제품을 발견하게 되었다. 새 제품인데도 가격이 너무 저렴하고 건반 크기도 피아노 실사이즈와 같다. 유튜브에서 제품 리뷰를 봤는데 마음에 들었다.
이 제품은 MIDI 키보드이기 때문에 자체 스피커 기능이 없다. USB로 PC에 연결하여 사용해야 한다. 간단한 조작으로 피아노와 몇 가지 디지털 음원 소리를 구현해 낼 수 있다. 작곡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것 같다. 이것으로 피아노 연주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이 키보드는 49건반이다. 코드 자리바꿈 하는데 부족하지 않고 딱 맞다. 스케일 연습도 양손 두 옥타브씩 이동하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음악 연주로는 건반 수가 적어서 문제될 수 있지만, 나중에 내가 작곡을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을 하거나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노트북과 함께 가지고 다니면 그곳에서도 연습할 수 있다.
내가 이 키보드를 구입한 이유는 순전히 연습을 하기 위해서이다. 집에 커다란 전자 피아노가 있지만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습하는 시간은 아주 짧다. 대부분의 시간은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 그렇다보니 컴퓨터 앞에서 피아노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연구했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작은 키보드를 한 대 사서 틈틈히 연습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건반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코드나 스케일을 연습했는데 이제는 실제로 손으로 치면서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코드와 스케일 연습은 끝도 없다. 처음 피아노 연습을 한 지 2년이 지나고 있지만 나는 아주 실력이 더디게 늘고 있다. 그 이유는 연습을 너무 하지 않아서이다. 코드와 스케일만 연습하다보니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시간 투자를 못하는 것도 있다. 연습을 못하니 잊어버린 코드도 상당하다. 메이저와 마이너 코드는 생각나지만 오그먼트, 디미니쉬, sus4 코드는 다시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해야 한다. 스케일은 메이저 밖에 연습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그 스케일은 생각이 다 나서 반복 연습만 하면 된다. 그 외에 나는 4화음 코드도 모두 익혀야 하고 모드 스케일도 다 익혀야 한다. 그럴려면 끊임없는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피아노 앞에 앉지 않는 시간에는 미디 키보드를 활용해서 틈틈히 연습하려고 한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다가 틈만 나면 키보드를 가져와서 코드와 스케일 연습을 하면 된다. 내가 잘 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환경을 만들어놓으면 안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연습하지 않겠는가? 작은 연습이라도 쌓이면 실력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100,000원 정도 투자하는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다. 그 정도 투자해서 4화음 코드와 모드 스케일까지 다 익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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