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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참 신비롭다

깨달음 공부가 깊어지니 내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가늠이 된다. 사람들은 세상을 인간인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눈을 통해서 뇌로 정보가 흘러들어가서 정신이 재구성하여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우선 진짜 보는 자는 눈이 아니다. 눈이 없는 사람도 어둠이 보인다. 어쨌든 눈이 보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눈이 본다면 죽은 사람도 봐야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그것만 봐도 확실히 눈이 보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눈은 무슨 역할을 하는가? 도구의 역할을 한다. 망원경은 사물을 크게 보는데 필요한 도구이다. 눈도 보는 자가 세상을 볼 때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보는 자는 우리 안의 절대적인 영이다. 보통 불성 혹은 성령이라고 부른다.

눈을 통해서 전달되는 세상의 정보는 의식이라는 공간에 반영된다. 그런데 의식이 인간의 뇌 속에 있지가 않다. 의식이 먼저 있고 인간을 비롯한 세상이 그 안에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의식 안에서 인간의 눈과 눈밖의 세상이 만나서 현상계를 드러낸다. 눈과 대상이 만나는 순간 시각적 현상이 나타나고, 귀와 소리가 만나는 순간 청각적 현상이 나타난다. 세상은 모두 자신의 의식 안에서 펼쳐지고 있다. 의식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의식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의식은 참 신비롭다. 하나님이기도 하고 세상이기도 하고 나 자신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무극을 하나님이라고 한다. 무극은 음과 양으로 이루어진 태극이기도 하다. 이것을 다른 이름으로 표현하면 공과 색이다. 무극과 태극과 공과 색은 모두 하나이며 의식 그 자체이다. 모두가 하나이지만 그 양태가 다르다. 하나님은 허공이면서 세상으로도 현현한다. 바울의 말처럼 하나님은 만물 속에 자신의 능력과 신성을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만물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무극이나 태극을 보는 안목이 트여야 가능하다.

서양 철학이나 신학을 통해서는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깨달음 공부를 해보니 불교와 동양 철학이 하나님을 아는데 오히려 더 도움이 되고 있다. 나중에 불교와 동양 철학을 제대로 한번 공부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