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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꼈다

깨달음 공부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옛날에도 똑같은 세상을 보았지만 예전에는 눈에 개념이 덮혀서 보았고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중이다. 더군다나 이제 현상 이면의 영원한 것을 보는 의식까지 생겨서 삶은 이전 같지가 않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꼈다. 이전에는 하나님이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 무변의 우월한 존재였는데, 지금은 나 자신의 근원으로서의 하나님으로 바라본다. 하나님과 나는 두 존재가 아니다. 본래 나라는 것은 없었고 나는 하나님의 현현일 뿐이다. 하나님은 한 인간의 의식을 통해서 세상을 비추고 경험하고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그러하다.

예전에는 하나님이 늘 초월적인 존재로 있었다. 내재적인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도 강조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와닿지는 않았다. 성경 지식과 신앙 서적을 많이 읽다보니 하나님 존재는 개념으로만 내 머리에 꽉 차 있었다. 교회에서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찬양하면 따뜻한 위로의 하나님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단지 그 상황의 내 느낌이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한다. 교회를 나오면 그때 그 감정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낡은 기억 속에나 전시할 추억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개념화되다보니 그는 늘 어떤 독자적인 존재로만 각인되었다. 나와 분리되어 있고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로 여겨졌다. 때로는 내 곁에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명확하게 잡힌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신앙 행위만 할 때에만 하나님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간신히 하나님을 잡으며 신앙을 유지했다. 그때의 하나님은 늘 나와 분리된 거대한 존재였으며 가끔 내 속에 한번씩 방문하는 손님이었다.

하나님에 대한 개념화를 지워버리니 하나님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하나님은 홀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세상 자체이며 나 자신이었다. 세상과 홀로 떨어져서 고고하고 위대하게 존재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며 현존하는 살아있는 하나님이었다. 나와 떨어진 하나님은 애초에 내가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하나님이 나 밖에서 실제로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개념화되었기 때문에 내 머리 속에서 하나님을 생산하고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해서이다. 그때의 하나님은 실제의 하나님이 아니라 만들어진 신이다. 그 당시에는 실제라고 생각을 했지만 달리 다르게 생각할 방법도 없었다. 모두가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나는 깨달음 공부를 하면서 지난 날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진짜를 보기 전에는 가짜를 분별할 수 없다. 지금도 많은 기독교인이 지난 날 나처럼 그런 전철을 밟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