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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천 습지길과 도솔산에서 맨발걷기를 하다

유성 갑천 습지길에서 맨발걷기를 하며

유성에는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다. 나는 며칠째 습지길과 도솔산을 맨발걷기 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습지길에서 맨발걷기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도솔산(사진의 왼쪽 산. 해발 200m)에서 맨발걷기 하는 사람은 종종 있었다. 산 너머 마을에서 사람들이 운동하로 많이 올라왔다. 습지길은 갑천을 따라서 이어져 있는데 이곳은 가까이에 마을이 없어서 사람이 아주 드물다. 나도 40분 걸어와야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 습지길의 정확한 명칭은 <월평공원 습지길>이다. 습지길 입구가 월평동이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갑천 습지길이라고 부른다. 습지길과 갑천은 철길처럼 나란하게 뻗어 있고,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습지길 곳곳이 물에 잠기기도 한다.

며칠 전부터 습지길을 찾았다. 첫날부터 나는 맨발로 걸었다. 걷다보니 한두명씩 맨발로 걷는 이들이 나타났다. 반가웠다. 작년까지는 한 명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길도 조금 정돈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이 다가오면 들풀이 우거져서 뱀이 나올까 신경이 쓰이기도 했었다. 몇 년 동안 걸으면서 길가에서 뱀을 참 많이도 봤다. 꽃뱀이 많았고 살무사도 보였다. 작년에 이곳을 맨발로 걸으려고 했을 때 생각보다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이곳을 포기하고 유성 온천 황톳길을 선택했었다. 올해도 풀이 자라면 어떨 지 모르겠다. 며칠 걸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습지길은 땅도 부드럽고 촉촉하다. 중간에 도솔산으로 올라가면 땅에 돌이 많지만 나는 단련이 되어서 발바닥이 그리 아프지는 않았다.

집에서 50분 동안 습지길 입구까지 걷고, 그곳에서 맨발로 시작해서 약 2시간 30분 정도 습지길과 도솔산을 걷는다. 그리고 다시 신발을 신고 50분 정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하루 4시간 걷는다. 맨발로 걸을 때에는 전혀 피곤하지가 않았다. 가파른 산을 올라도 숨이 차지 않았다. 기분도 너무 상쾌하고 몸도 가벼웠다. 신발을 신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다리가 조금 무거웠다. 확실히 맨발과 신발을 신었을 때 차이가 확연했다.